머니투데이
관세 없는 AI로 'K콘텐츠에 날개' 달아주자
최재홍 교수
2025/05/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과 함께 세계는 다시금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트럼프행정부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과 우리나라, 일본에 대해 매일 바뀌는 고율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통적 제조업 기반의 무역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철강이나 알루미늄, 자동차나 부품 등에 고율의 관세로 수입비용을 늘려 미국 제조업을 부흥하겠다는 게 트럼프행정부의 계산이다. 미국 내 제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줄 것은 당연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영화에도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콘텐츠산업 보호의지를 보여 해외 영화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의 50%를 차지해 관세가 실현될지 의심되지만 글로벌 문화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이번엔 의약품을 꺼내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품목은 늘고 세율은 높아지고 대처는 전방위로 더욱 어려워진다.
다만 주로 물리적 상품에 대한 관세전쟁에서도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나 서비스, AI 기술분야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AI 기반 서비스는 물리적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부과는 일언반구 말도 없고 생각은 있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는 앞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AI 기술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할 뿐 아니라 미국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이나 수익을 가져가면서 데이터로 고객을 가두리에 가두고 선택의 폭을 좁히며 해당 국가에 세금은 내지 않는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SaaS나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미국의 관세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로 그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지금은 폭풍전야, 딱 그 느낌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이 와중에도 우리가 가진 것 중엔 남들에게 없는 것이 있다. 우리의 DNA 속 막강한 콘텐츠와 뛰어난 적응력이다. 우리나라는 제조를 넘어 문화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이에 AI 기술을 입혀 다방면에 날개를 달아 활용하는 나라 중 으뜸인 국가다. K팝을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 음식, 뷰티 등등에 K를 붙이면 세계인 모두가 인정하는 특산품이 된다.
요즘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관세가 없는 특산품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여기에 AI가 접목된다. AI를 활용해 노래를 만들고 고치고 가상의 아이돌로 전 세계 팬과 소통하며 모든 국가에 통번역을 지원하고 생성형 AI가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한다. 능력이 탁월한 글로벌 스태프들이 먹지도 쉬지도 않고 참여하는 것과 같다. 최근 이러한 성과 중의 하나가 미국의 모든 영화관을 장악한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 3D 애니메이션이다. 각본과 연출, 편집, 제작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뤄졌는데 디즈니를 위협하며 글로벌 흥행 톱을 달리는 놀라운 성과를 접하는 오늘날이다.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았다. 우리 콘텐츠에 AI를 입혀 더 많은 양과 더 높아진 질의 관세가 없는 글로벌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다. 우리나라의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보여줄 때가 된 듯하다. 세계 유수 기관의 AI 보고서는 하나같이 2026년부터는 AI의 다양한 활용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한다. 우리가 더욱 잘할 시기가 점점 다가온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