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았던 젠슨 황
최재홍 교수
2025年4月4日
학생들이 내게 물었다. "교수님, MBTI는 어떻게 되세요."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나는 그런 거 믿지 않아. 중학교 때 IQ 검사 결과 106이 나온 것을 보고 알았어. 내가 나를 아는데 너무 높게 나와서 이런 검사는 믿을 게 못 된다는 거야"라고 했다. 학생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제자들에게 행복감을 줬으면 성공한 것인데 엔비디아 이야기를 하면서 MBTI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젠슨 황이 MBTI 검사를 했다면 분명 우리와 같을 것이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패를 밟고 오른 꿈의 높이, 그리고 잊지 않은 의리에 대한 설화에 놀랐다. 젠슨 황은 부모님이 전재산을 팔아 유학을 보내고 그곳이 불량소년의 집합소였으나 최고의 지위를 가졌고 기업이 망할 뻔한 상황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1993년 황은 실리콘밸리의 한적한 카페에서 두 친구와 함께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당시 그래픽칩 시장은 거대한 기업들이 점령했고 그들의 첫 GPU 제품은 시장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회사는 자금이 고갈되기 직전까지 몰렸고 직원들은 월급 대신 주식을 받았다. 황은 어렵게 투자자들을 찾아다녔지만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그때 일본 세가(일본 최고의 게임기업)의 회장이 나타났다. 당시 세가는 차세대 게임기 개발을 위해 새로운 그래픽 기술을 찾고 있었는데 황의 열정과 비전을 믿고 엔비디아의 칩을 채택했다. 비록 기술적 호환문제로 칩은 최종적으로 실패했지만 세가의 회장은 황에게 중요한 기회와 지원을 줬다. 이때 황 사장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는 역사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황 사장은 이 실패를 교훈 삼아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3D 그래픽에 집중한 새로운 GPU를 출시하며 부활했고 이후 GPU의 개념을 창조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20년 후 엔비디아는 AI 혁명의 핵심기업으로 성장했고 젠슨 황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중 한 명이 됐다. 그러다 20여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세가의 회장이 황에게 연락했다. 세가는 새로운 게임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고 기술적 조언이 필요했다. 이미 세계적 리더가 된 황 사장은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갔다.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만나 조언을 하고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주변에서 "왜 그렇게 작은 일에 시간을 쓰느냐"고 묻자 황은 이렇게 말했다. "세가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어. 은혜를 잊으면 안돼."
그는 여전히 스스로를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겸손한 사람이다. 수많은 실패와 배신을 경험했지만 정작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은 결코 잊지 않는다. 성공한 뒤에도 옛 은인을 찾아 도움을 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품격이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그의 부모님은 모든 것을 팔아 황 사장을 미국으로 보냈고 불량 청소년 사이에서 살아남았으며 미국 명문대에서 500여명의 공대생 중 가장 멋진 여성과 결혼해 지금까지도 가장 가정적인 인물이다. 그 원천은 그가 어려운 일들을 반전의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황 사장은 그런 사람이다. '나를 죽이지 않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할 뿐이다'라는 속언을 실현한 사람이다.
젠슨 황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패배를 인정하고 도움을 기억하며 성공 후에도 겸손을 잃지 않는 사람이 진정으로 위대해질 수 있다는 증거다. 우리는 오늘날 미국의 공세가 우리의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나의 모든 역경이 반전의 기회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경기가 어렵다고 하고 미국으로부터 26%의 관세도 부과된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