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칼럼

하버드대와 길들여지지 않는 대학

장대익 학장

2025年4月18日

트럼프 정부의 부당한 개입에
하버드대 "장악되지 않겠다"
대학의 다양성·자율성은
어떤 정부도 침해해선 안 돼
대학 순위 경쟁도 마찬가지
높은 점수 받기 위한 노력 좋지만
본연의 철학·비전을 희생해서야
길들여지는 순간, 대학 아니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바드대 캠퍼스에서 하버드대 학생, 교직원,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몇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대학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 대학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이 주요 소속 기관을 자기 학교로 변경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적지 않은 금전적 보상을 제공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 대학은 ‘피인용 연구자 수’ 지표 면에서 랭킹이 급상승했지만, 나중에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제 학계에 큰 논란이 되었다.

충격은, 세계 대학 평가들을 둘러싼 학계의 이런 과잉 대응들이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웬만한 대학에서는 대학 평가 지표를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대학 행정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이 평가 순위를 올리기 위한 온갖 묘수들이 난무하는 대학가의 안쓰러운 풍경이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디선가는 무리수가 드러나는 법. 이런 사건들은 대학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킬 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학들이 겪고 있는 더 큰 문제, 즉 대학 순위 경쟁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일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대학은 본래 자율적 기관으로 출발했다. 중세 유럽에서 시작된 대학은 교회나 국가의 통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에서 지식을 추구하고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성장해왔다. 이런 자율성 ‘덕분’에 대학은 지식의 생산과 공유, 인류 문화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자율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그 위협의 중심에는 우선 몇몇 세계 대학 평가 기관들이 있다. 이들은 평가라는 명목으로 대학에 ‘특정한’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학은 그 기준에 대체로 순응하며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은 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 노력이 지나쳐 자기 대학 본연의 철학과 비전을 희생하기까지 한다. 이것이 큰 문제다. 가령, 높은 배점을 가진 ‘평판도’ 지표를 높이려고 대학 당국이 온갖 꼼수를 쓰다가 결국 문제가 터진다. 그런데 결과조차 허망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평판도는 결국 명성의 자기 복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치 할리우드에서 배우가 잘해서 오스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스카상을 받았기 때문에 더 유명해지는 꼴이다.

평가를 둘러싼 이런 부작용은 대학의 존재 이유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대학은 고객인 학생의 성장과 행복,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의 함양, 그리고 지역사회 기여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평가에 ‘집착’하는 대학들은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 외국인 교수 비율과 같은 정량적 지표에 더 신경 쓰게 된다. 평가는 더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한 피드백일 뿐인데, 대학은 그 자체를 신성시한다. 이는 대학의 다양성과 개성을 획일화하고 진정한 교육적 가치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캠퍼스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전국의 어느 대학을 가봐도 “세계 몇 위권, 국내 몇 위권 진입 목표”라는 플래카드만 외롭게 펄럭이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아무런 감흥이 없다.

진화생물학자 도킨스는 자기 복제하는 아이디어를 ‘밈(meme)’이라 불렀다. 지금의 대학 랭킹은 정확히 그런 밈이다. 순위가 대학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대학이 순위를 위해 존재하는 상황. 평가의 본래 목적은 개선과 발전을 위한 피드백이었을 텐데, 대학은 그 평가 지표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은 트럼프 정부의 연방 보조금을 무기로 한 개입과 요구에 “장악당하지 않겠다”며 저항했다. 그 어떤 정부라도 대학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언한 셈이다. 예일 대학교는 한 저명한 대학 평가 시스템이 공익 법률 활동이나 학생 다양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스스로 순위 제외를 요청한 일도 있다. 미국의 올린 공과대학의 경우에도 랭킹 같은 지표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융합 교육을 강조하면서 명문 대학이 되었다.

대학이 길들여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대학 본연의 존재 근거가 자율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 탐구와 창의적 인재 양성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정치 권력이나 획일적인 평가 지표에 의해 길들여지게 되면, 대학 고유의 미션과 비전은 왜곡되고 연구와 교육은 단기적 성과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정신을 억압하고, 대학마다의 특색과 개성을 사라지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혁신과 발전 가능성마저 위축시키는 결과를 만든다. 대학 랭킹 자체는 죄가 없다. 세상 어디에도 객관적 랭킹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에 스스로 길들여지려는 우리 대학의 근성이 더 큰 문제다. 대학이 길들여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대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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